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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코트
 kokoon    | 2012·03·01 18:20 | HIT : 2,294 | VOTE : 244 |
올해들어 처음으로 버릴까?하고 고민했다.
햇수로 7년쯤 된거 같다.어림짐작이다.
털은 다 빠져버리고 주머니의 안감은 헤어질대로 헤어져 동전이나 물건들이
옷안을 앞 뒤로 종횡무진 돌아다닌다.

날씨가 춥다.
다시 꺼내어 입는다.
기장도 딱 맘에 든다.
소매의 길이와 두툼한 소재감
베이직하면서도 선이 좋다.
명품메이커도 아니면서 만듦새가 아주 내맘에 쏙든다.

소맷단의 천이 슬며시 헤어지거나 트더지기 멀지 않은듯하다.
그래도 오늘따라 유난히 옷맵시도 나는것 같다.
기분이 꽤 좋아졌다.
걸어다니며 슬쩍슬쩍 쇼윈도로 실루엣을 본다.

역시 버리지 못하겠다.
소매가 좀 헤져도 보푸라기가 좀 많이 일어도 만들어진 빈티지가 아닌
만들어가고 있는 나만의 빈티지라 우겨본다.

아주 오래되어 훌륭하지 않은 나의 몸에 편하게 변형된 자켓.
어차피 소모품이라고 생각하는것이 옷이건만 이것만은 그러하지 못하겠다.

가만히 앉아 생각해본다.
별다른 해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설레임은 익숙함으로 변하고
그 익숙함은 편안함을 넘어가 지겨움이 되기도 한다.
불안하고 불편하던 자아에게 위로를 주던 것이 때때로 부담감이란 단어로 변하기도 한다.

그래.. 그런거다.
오래된 낡은 코트가 내게 주는 3월1일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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