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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서점
 kokoon    | 2005·04·21 16:44 | HIT : 2,514 | VOTE : 492 |
                                                                      야시카플랙스+일포드xp2

나를 잠깐이나마 즐겁게 하는 행위가 몇가지 있다.
카메라에 필름을 뜯어넣을때의 그 잠깐의 시간.
벽면을 가득 채운 시디들이 가득한 레코드숖.
책으로 가득한 말소리가 없는 서점.

사람들의 소리가 가득하여 조금은 큰 맘먹고 큰소리를 내지 않으면 의사소통이 어려운 그런곳은
정말이지 나를 너무나 피곤하게 한다.
요사이 일때문에 가는곳의 소음 또한 만만치 않게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생각해보면 그 시끄러움이라는게
나 자신에게 무언의 채찍질을 해대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한다.
무언가 움직이고 있으며 그로인해 자신의 생명력에대한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서인지 혹은
조금은 나태한 나를 꾸짖기위한 삶의 고함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구에겐 아름다운 생산의 기쁨으로 표현될지도 모를 소리겠지만 나에겐 이만저만 괴로운것이 아니다.

백원을 쥐고선 너무나 많은 군것질거리에 고민했던 어린시절을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는 내능력 이외의 것은 감히 넘보지도 못했었고
그런 포기를 알았기 때문인지 내손에 쥐어진 백원짜리 한개가 나에겐 최고의 설레임이었다.

이런 습관? 아니 성향은 그다지 변하지 않아서
지금은 그보다 훨씬 많은 돈을 손에 쥐고서도
레코드샾의 시디들,서점의 책들 사이에서 방황한다.
나는 그 조용한 공기의 공간에서 생각하며 또 생각한다.
아니면 조용한 공기사이를 가로지르는 음악이 있는것도 나쁘진 않다.
나는 그 공간속에서 망설이고 또 망설이며 이리재고 저리 재어본다.

때로는 그 망설임이 너무나 피곤할때도 있지만
나는 알고있다.
나는 그런 망설임을 즐기고 있다는것을...
십중 일곱은 구입하지 않고 그 들어온 문을 통해 다시 나가리라는 것을..
구매의 즐거움이란 무시못할 것이지만
나는 역시 구매후의 그 기분보다는 구매를 하겠다는 목적이 있는
그 시간속의 망설임의 여유가 기분좋다.

그런 망설임을 동반한 설렘이 가끔씩 그리울때가 있는데
그 즐거운 기분들을 방해하는 존재 역시 나이다.
귀찮음이란 그 어이없는 이유로 말이지...

오늘은 왠지
시디와 책을 한권사서 남의 눈치 보이지 않을 그런 한가한 벤치에 앉아서 시간을 허비하고 싶어졌다.
책의 텍스트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또 어떠리...
단지 난 그 즐거운 시간의 낭비를 즐기고 싶을뿐인데....

오늘 그 백원의 설레임을 기억해내면서
생각해본다.
지금 나에게 그 백원은 어떤 것일까?

더 늦기전에 그 설레임의 주체를 찾아내는것.
그것은 마치 봄날 서점의 책을 고르는 것과 같이 쉽지만 어려운 일이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그런 햇살좋은 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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